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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저 | 열림원 | 2021년 10월 27일
큰 얘기들은 다 똑같아. 큰 얘기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었다'가 전부야. 큰 이야기를 하면 틀린 말이 없어. 지루하지. 차이는 작은 이야기 속에 드러나거든. 디테일 속에 진실이 있다고.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세일해서 싸게 산' 다이아몬드와 첫 아이 낳았을 때 남편이 선물해준 루비 반지 중 어느 것이 더 럭셔리한가? 남들이 보기엔 철 지난 구식 스카프라도, 어머니가 물려준 것은 귀하잖아. 하나뿐이니까.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 커트 한 커트 소중한 장면을 연결해보니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거지. 한 커트의 프레임에서 관찰이 이뤄지고, 관계가 이뤄져. 찍지 못한 것, 버렸던 것들이 나중에 다시 연결돼서 돌아오기도 해.
1.
스스로 명확해야 한다. 독창성은 그로 인해 부수적으로 관측되는 비본질적 속성이다. 독서 당시에 하이라이트 해두었던 문장들을 모아보니 대부분은 그러한 메시지를 가리키고 있었다. 책에서는 분명 그밖에도 다양한 주제의식이, 쉽게 발견될 수 있도록 많은 일화 속에 흩어져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 명확하기 위해서는 자기 확신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세상은 양분을 주겠지만 씨앗은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2.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이었다. 얕은 독서를 채 끝마치지 못했던 어느날, 이어령 선생님이 작고하셨다는 기사를 접했다.
'너 존재했어?'
'너답게 세상에 존재했어?'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했어?'
저자의 내면에 메아리 쳤다는 물음은
어쩌면 고인께서도 생전에 스스로 다그치듯 묻던 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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